우리는 만나버렸으니까. 그건 물리적인 만남이 아니라 작품을 통한 만남이지. 도서관에서, 혹은 서점에서... 거기서 한 권의 책과 만나는 거야. 나도 지금까지 그렇게 반한 책이 있다면 집에 데려가 그 책의 세계 속에서 함께 살아왔어.
그 작품에 조마조마해하거나, 울거나, 분노하거나, 공감하거나… 나츠메 소세키 선생님의 작품과 만난 것도 그래. 하쿠슈 씨의 작품도 마찬가지야.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그 작품들은 내 피가 되고 살이 되었어.
아마 너도 그렇겠지. 네가 내 작품을 마음에 들어한다면 네 안에는 내 작품이 흐르고 있어. 그렇게 이어지는 거야. 내가 대단한 게 아냐.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자는 모두 대단해.
한 권의 책이 다른 세계로 데려다줘. 라이트 형제가 날린 비행기보다도 훨씬 많은 세계에! 단 한 권의 책이 말이야… 굉장하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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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원한다면 이 세상에서 모든 문화예술을 지워라. 소설도 그림도 음악도 시집도 단카도 모든 것을 지워 보아라! 그 후 이 세계에 무엇이 남는가, 즉 사람의 마음에 무엇이 남는 것인가!
그 본질을 알 수 있겠는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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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아라! 살아라! 살아라! 살아라! 살아라! 살아라!
살아라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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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를 들면 그것은 어릴 적, 학생 시절, 사회에 나간 후, 아버지의 서재에서, 어딘가의 도서관에서, 근처 서점에서 읽은 어느 작품.
그건 수십 년, 수백 년 뒤일지도 모르지. 긴 세월이 쌓여 천천히 스며들고 퍼지는…